Polynesian Stick Charts

마샬군도의 항해 지도를 처음 접한 것은 리처드 소울 워먼의 책에서 였는데, 자료를 찾고 관심을 갖다보니 다양한 종류의 차트를 만났습니다. 이 차트들은 현재 영국 캠브리지대학 과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유물들 입니다. 차트의 구조는 아주 간단합니다. 작은 흰 점으로 보이는 것이 조개 껍질입니다. 섬이죠. 직선은 바람을, 곡선은 해류를 나타냅니다. 이 간단한 규칙과 재료로 지도를 고안한 것입니다. 바다와 섬 외에 랜드마크가 없는 마샬군도의 원주민들은 이 지도의 바람과 해류 정보를 이용해 쉽게 다른 섬으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위험한 요소가 있는 곳에는 나무를 끊어 파도가 높거나 위험요소가 있음을 암시하기도 했습니다다. 이 지도에 나타난 지리 정보가 항해를 하는 가족의 생명을 지키는 가이드였기 때문입니다. 다른 원시 형태의 지도(점토판 지도, 목각지도 등)와 다르게 나무껍질과 조개로 지도를 만든 것은 태평양 한 가운데에서 얻을 수 있는 흔한 재료로 이것이 최선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지도는 어떻게 태평양에서 영국까지 흘러갔을까요?

자료를 찾아보니 1875년 대영제국이 피지를 식민 지배할 때 아더 해밀턴 고든(Arthur Hamilton Gordon) 총독의 비서인 조지 리훈트(George Le Hunte)가 1875년 왕립식민학교(the Royal Colonial Institute)에 기증했고, 이후 1927년 Royal Empire Society로 부터 다시 기증 받은 것들이라는군요. 영국이 피지를 식민지배한 기간이 1874년-1970년까지임을 감안하면 기증 받았다기 보다는 뺐어온 것에 가깝습니다. 마샬군도에서 이 차트를 19세기 중반까지 사용했다고 하니 영국이 식민지배를 마감한 시점과 맞물립니다.

Marshall Islands sailing chart, instructional form; lozenge-shaped, with four shells at outer ends. Black & White photograph, taken in May 1928, from the Science Museum Photo Archive. Object on loan to the Science Museum from the Royal Empire Society.